2023년에 본 애니메이션

목차

    들어가며

    2023년 본 애니메이션 감상 정리. 감상의 내용이 간단간단한 애니메이션은 대체로 재밌게 봤다는 뜻이다. 시청 분류는 아래와 같다.

    완주 : 끝까지 다 봄.
    중단 : 보다 말았지만 다시 볼 생각은 있음.
    하차 : 보다 말았고 다시 볼 생각이 없음.

    스포일러는 숨김 처리.

    1분기

    허구추리 2기 (완주)

    이거 2020년에 발표하지 않았나요?

    기관총같이 나오는 대사들은 건재. 에피소드 순서 빼고 원작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원작 소설 한번, 만화로 한번, 애니로 한번. 이렇게 3탕을 하니까 좀 감흥이 없을지도. 안 본 사람은 감상이 어떨지 궁금하긴 함.

    스포일러

    초반 설녀 파트도 좋지만 후반 슬리핑 머더가 원작에서 제일 재밌게 봤던 부분. 1기 분량인 강철인간 나나세에서 ‘허구추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했다면, 슬리핑 머더는 제목을 부정하는 결말. 코토코가 이제까지는 중재를 위해 허구를 짜맞췄지만, 이번에는 요괴의 힘을 남용한 의뢰주를 심판하기 위해 마지막에 모든 진실을 까발림. 이런 걸 봐주면 인간과 요괴 사이를 중재할 명분이 떨어진다는 게 작중 설명.

    대설해의 카이나 (하차)

    풀 3D 애니라지만 재밌는 작품(ex. 아인 등)을 많이 만든 폴리곤 픽쳐스라길래 기대하고 봤음. 하지만 1화가 너무 루즈해서 하차. 영상미가 좋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요루시카가 부른 오프닝은 좋음.

    니어:오토마타 Ver1.1a (하차)

    몇화까지 봤더라? 니어 오토마타를 재밌게 해서 기대하긴 했는데, 1화가 좀 그랬음. 게임 연출과 애니 연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느낌…

    트라이건 스탬피드 (중단)

    완결나고 2분기때부터 보기 시작함.

    이것도 풀 3D인데, 특유의 위화감이 거의 없고 3D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을 보여줌. 주인공이 너무 착해 빠졌고, 약~간 여성향 냄시가 나서 좀 그랬지만 허용범위 아닐까 싶음.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완결편 전편 (완주)

    파이널 시즌 1기, 2기, 완결편 전편, 완결편 후편 이렇게 있음. 전편과 후편은 각각 1시간 30분짜리 단편임. 기다리다 죽는 줄 알았음.

    스포일러

    땅울림! 땅울림 이! 오고 있어! 조심해…

    엘렌이 땅울림을 발동. 벽 속 거인들이 다 나와 세상을 짓밟는 연출이 압권임.

    2분기

    최애의 아이 (완주)

    1권 내용 전체를 담은 1~3화가 첫주에 몰아서 방영되었음. 1권 결말과 맞물려 몰입감이 장난 아니었음. 첫 내용을 많이 풀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잡아두는 영리한 판단. 이렇게 안 했다면 2분기 패권을 못 잡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듬.

    원작의 막장 드라마 테이스트를 잘 살렸음. 다음 화로 끊는 스킬이 예술.

    마슐 (하차)

    개그 센스가 나랑은 영 맞지 않았던. 그래도 3화까지는 볼 걸 그랬나?

    마법소녀 매지컬 디스트로이어즈 (하차)

    어느 날 자기 전에 4화까지 몰아서 봄. 보면서 점점 화가 났음.

    PV 볼 때부터 내용이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고 오히려 기대했는데, 내용이 아무것도 없을 줄은 몰랐음. 그냥 보지 말고 잠이나 잔 다음 내일 상쾌한 마음으로 출근하는 게 좋았을 것 같음.

    작중 아키하바라는 작가가 한번이라도 가봤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고(진짜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함), 2ch랑 니코동에서 따온 악의 비밀결사는 왜 따온건지 모르겠음. 그냥 그 자리에 내가 앉아있어도 이야기에 아무런 영향이 없음. 오타쿠들은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으로 나오는데 그마저도 잘 재현되어있지 않음.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진짜 아무것도 없음… 뭔가 마법소녀들이 주인공 앞으로 결집하긴 하는데 그걸 3화에 걸쳐서 함… 꼴에 마법소녀랍시고 변신 뱅크신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오지게 틈… 연출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틀어서 그냥 작화 아끼고 싶은갑다라는 생각밖에 안듬…

    이쯤 되면 아방가르드가 뭔지 모르겠음. 3화에서 남주가 여주 3명한테 알몸으로 결박당해서 유두절정으로 가는 모습이 어딜 봐서 아방가르드이고 오타쿠 문화를 예술로 승화하는 것인지 난 모르겠음… 레뷰스타 극장판도 아방가르드라는데, 이런 거랑 같은 장르로 묶여야 한다면 정말 큰 모욕이라고 생각함.

    보면서 화가 난 이유는 내 소중한 시간이 이런 곳에 쓰였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럼. 늘 하던 대로 나무위키나 트위터에서 시간이나 죽이는 게 훨씬 유익했을 거임. 제일 좋은 선택지는 수면이고.

    내가 덕질하면서 보다 화가 난 애니메이션이 몇 안되는데, 이건 끝까지 다 보지도 않았지만 꾸준히 언급할 것 같음. 다 안보고 심하게 욕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다 본 애니만 진심을 담아 까는데, 이건 요 반열에 들 자격이 있음.

    난 살면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오타쿠가 좆으로 보이냐?

    지옥락 (중단)

    시이나 링고와 밀레니엄 퍼레이드가 오프닝을 같이 불렀다길래 낚여서 함 봤음. 재미가 없진 않은데 감정선이 영 이해가 안됨.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완주)

    남자 중학생의 넘치는 성욕을 대놓고 표현하는 작품이 별로 없긴 함. 재밌게 봤다.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2쿨 (완주)

    1쿨의 충격적인 결말에 이어서 방영되는 수성의 마녀 2쿨. 2쿨 초반부터 강렬한 전개가 매 화 이어지고 있어서 나름 평가하고 있었지만, 그런 자극적인 전개로 달린 것 치고는 결말이 평범해서 좀 김이 샜음.

    귀멸의 칼날: 도공 마을편 (완주)

    재밌었다. 4기도 기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Road To The Top (중단)

    1화만 봤다. 조만간 다 볼거임. 믿어주셈.

    3분기

    헬크 (하차)

    7화쯤까지 재밌게 보다가 자연스럽게 멀어짐. 개그 센스도 나랑 잘 맞고 그냥저냥 재밌었는데, 애들 외딴섬으로 보낸 이후로 좀 루즈하다고 느낀듯. 작화도 전체적으로 아쉬웠음. 하차라고는 했지만 나중에 다시 꺼내볼 가능성이 한 0.1%정도?

    주술회전 2기 (완주)

    내용 자체가 군상극이라 몰아보지 않고 매주 보는 입장에서 약간 난잡하다는 생각은 들었음. 하지만 매 화 액션신이 그걸 다 커버치고도 남는다. 보통 애니면 결정적인 장면에서나 쓸법한 노력을 여기선 1주마다 쏟아부었음. 사실 애니메이터들과 MAPPA 사이에서 안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데, 원만한 해결 바랍니다.

    좋아하는 애가 안경을 깜박했다 (하차)

    1화 하차. 방영 전부터 PV에 쓰인 괴상한 앵글로 말이 많았음. 우려하던 게 1화에서 더 심각한 형태로 나왔다고 봄.

    PV의 그 복도 올라가는 앵글 문제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다른 문제가 많았음. 사운드 이펙트는 싼티나고, 교실 풍경에서 움직이는 엑스트라 캐릭터들은 뭔가 너무 움직여서 기분이 나쁨. 남주는 왜 뜬금없이 대나무숲을 가는 지 모르겠음.

    특히 여주를 보여줘야 할 씬에서 매우 싼티나는 안경 장식 프레임은 도저히 봐줄수가 없는 수준. 바로 이때부터 럽코 애니라는 정체성이 사라지고 제작진의 영상 실험대가 되어버렸다고 느낌. 내가 원작을 읽었다면 동서남북으로 날뛰었을 게 분명함.

    2화부터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1화를 조지면(관대한 사람은 3화까지 봐주지만) 나머지 회차가 어떻건 바로 버림받는다는 사실은 체인소맨이 이미 증명했다고 생각함. 최애의 아이나 장송의 프리렌이 첫 주에 3~4화씩 내고 시작하는 이유가 있음.

    호리미야 -piece- (완주)

    1기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스킵하고 바로 졸업까지 때려버린 아쉬움을 달래는 작품. 단적으로 설명하면, 1기가 13화 분량이고 원작의 분량은 16권이다. -piece-는 졸업 사이에 빠진 에피소드를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2기라고 하기 뭐한 포지션.

    호리와 미야무라 이외의 인물들을 다루게 되다 보니 ‘러브’ 요소는 약해지고 ‘코미디’ 요소는 강해졌다. 100% 코미디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님.

    전체적으로 재밌었음. 마지막화의 연출이 정말 감동적.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 (하차)

    허벅지는 과연 기대하던 대로 오지긴 했는데 내용이 재미가 없다.

    좀100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완주)

    이번 분기 다크호스 아니었나 싶음. 1화 내내 좀비 사태 직후 출근 안 해도 되는 주인공의 해방감을 표현하는데 이게 정말 시원함.

    이후 내용은 딱 제목대로라는 느낌. 씹덕감성 정석? 좀비물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재밌게 봤음.

    하지만 제작 스케줄 문제였는지 10~12화 방영이 석 달 뒤로 밀려버린 건 상당히 유감. 잘 나오긴 했지만.

    4분기

    우마무스메 3기 (완주)

    프랑키스, 원에프, 약네랜 2기, 무능나나, 매지컬 디스트로이어즈와 동급의 개똥쓰레기애니메이션은 절대 아니지만, 2기의 아성에 한참 못미침.

    리뷰는 다음 글을 참고해 주세요.

    장송의 프리렌 (시청중)

    2024년 1분기 현재 연속 2쿨이 방영되고 있음.

    본인 선정 애니메이션 오브 더 이어.

    원작을 9권까지 읽었기 때문에 애니화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뻤음. 내가,,, 이걸,,, 정발도,,, 되기,,, 전에,,, 원서로,,, 읽었어! 으린,,, 놈의,,, 것들이,,,

    제작위원회도 힘 빡주고 만드는 것인지, 금요일 황금시간대에 1~4화를 통째로 트는 과감한 선택을 함. 일본 주요 도시 역에다가 포스터 하나씩 걸어놓는 것은 기본. 난 삿포로역에서 봤음. 센다이에도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아무튼 실제 애니 퀄리티는 세간의 호들갑에 완벽히 부합하게 나왔음. 원작에서 대체 뭔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던 전투씬도 매우 박력있게 연출되었고, 중간중간 심리묘사도 섬세함. 템포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이야기에 밀도가 있어서 심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음.

    10화는 초반이 다소 지루하긴 했지만, 그 장면들이 다 끝부분의 그 유명한 걸 위한 빌드업이기 때문에 카타르시스가 장난 아님. 아우라, 네 앞에 서 있는 건 1000년 이상 살아온…

    현재 방영 중인 애니를 최우수상으로 뽑아도 되나 싶지만 딱히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괜찮겠지.

    스파이 패밀리 Season 2 (완주)

    1기를 잇는 안정적인 맛. 원작에서도 인상깊게 봤던 유람선 편을 다루고 있음.

    뭔가 막 매주 기대되진 않았지만, 막상 미뤄놓은거 보다 보면 깔깔 웃으면서 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음.

    약사의 혼잣말 (중단)

    11화까지 나름 재밌게 봤지만, 자막 없이 본 에피소드도 있고 자막이 있는 건 외려 더 혼란스러웠음.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자막이 없으면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팬 자막은 등장인물들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어놔서 내 머릿속 이름과 자꾸 충돌남. 넷플릭스 자막은 어순이 뒤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약간 몰입감을 해쳤음. 혹시 영어에서 중역했니???

    암튼 작품 외적인 부분 때문에 보다가 말게 된 것이 큰 유감.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봐야 할듯.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완결편 후편 (완주)

    전편 방영된 게 1분기임. 기다리다가 진짜 죽는 줄 알았음…

    만화판 내용은 결말 논란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굉장히 잘 끝나서 놀랐음. 나중에 알고 보니 만화에서 문제될 부분을 쳐내고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걸 보완한 것이었음.

    제작사가 바뀐 4기부터 작화 면에서 약간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 편은 대단원의 끝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1~4기 통틀어서 최상위권에 들 전투씬이었음. 음악은 뭐 말할 필요도 없고… 정말 이걸 보기 위해서 1기부터 지금까지 따라왔구나… 하는 생각이 듬. 그동안 즐거웠다!

    최우수상을 여기다 줄까 고민했지만, 너무 날 기다리게 한 면도 있어서 결국 프리렌한테 줬다.

    극장판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최신작. 날씨의 아이는 재미없진 않았지만 영화가 날 두고 가는 느낌이 영 그랬음. 이번엔 그러지 않아서 만족. 다만 감독 본인의 색채가 옅어졌다는 평가도 많이 보임.

    스포일러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라 지루할 틈이 없는 게 좋음. 3.11 대지진과 엮은 부분은 약간 울컥할 뻔. 하지만 극장 나오니 잊어버리는 내용이 많았음. 색채가 어쩌구 하는 평가도 납득은 간다.

    PSYCHO-PASS PROVIDENCE

    3기에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드디어 풀림. 그래서 4기 언제 나오냐.

    스포일러

    사이가 조지가 다소 갑작스럽게 죽고, 아카네의 작화가 들쭉날쭉한게 좀 신경쓰였음. 그리고 전투씬은 줄여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음. 이미 정치극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그쪽을 더 강화하는 게 좋았다고 본다.

    그래도 아카네가 국장한테 시원하게 두 발 갈기는 장면은 만감이 교차했음… 진짜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일전의 여행에서 하코다테에 비가 와 일정이 꼬였을 때 가서 볼까 싶었지만, 영화관이 가깝지도 않고 시설도 작은 데다가 국내 개봉이 10월 하순이라길래 보지 않았음.

    내 기억으로는 아마 이게 두 번째 지브리 영화. 첫 영화는 초등학교때 본 ‘천공의 성 라퓨타’였음. 바루스! 아악 메가… 메가…!

    일본에서 신비주의 마케팅이랍시고 감독 이름과 포스터를 제외한 어떤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음. 그래서 나도 최대한 정보를 차단한 채로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시놉시스를 읽고 말았다. 해외에서는 평범하게 예고편도 잘만 나온 모양. 하긴 내가 이 영화 들여오는 수입사였으면 신비 마케팅은 이악물고 안 된다고 했을 것 같긴 함.

    스포일러

    워낙 정신없는 내용이라 지금 기억하는 건… 칼든 새대가리 정도? 그 외에도 뭐가 많았는데 좀 글로 풀어쓰질 못하겠음. 다만 마지막 부분에서 하나 마음에 걸렸던 거라면… 사건이 해결되고 이세계 밖으로 나오면서 왜가리는 이렇게 말함.

    “밖으로 나왔으니 거기서 있었던 일은 다 잊게 될 것이다”

    어쩌면 감독이 우리한테 하는 말 아니었을까? 어지간한 영화가 아니라면 시어터를 떠나는 순간 대부분의 내용을 잊어버리고 다음 날부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니까. 아님 말고.

    관람하다가 잠깐 졸뻔한 위기는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고 생각. 작화는 정말 최상급이었음. 나중에 시간 나면 이해를 위해 2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음. 하야오가 노망났네 뭐네 그러는 평가도 있지만 동의는 좀 하기 어려움…

    마지막으로 작중 시점이 태평양 전쟁이라서 말이 좀 있던데, 딱히 미화한다는 느낌은 안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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